안녕.
안녕하세요.
우선 안녕을 소개해 드릴 수 있겠는데요.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말이기도 하죠?
친근한 말이면서도 예의를 차린 말이라,
친한 사람은 물론 처음보는 사람에게도
가릴 것 없이 이 말을 사용할 수 있고요.
외국인들도 한국어를 공부할 때
안녕, 안녕하세요를 먼저 배운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안녕이란 말은
우리 고유어가 아닌 한자어입니다.
安(편안 안), 寧(편안할 녕)
이 두 한자가 합쳐서 생긴 말이 安寧(안녕)인데요.
두 한자 모두 편안하다는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그간 편안하셨나요?”
상대의 안부를 중요시하는
한국 사람들의 마음이 잘 녹아 있는 듯합니다.
어차피 그 친구는 같이 갈 생각이 없었어.
괜찮아. 나는 어차피 그 음식 좋아하지 않거든.
어떠한 상황에 대한 결과가
이미 중요하지 않을 때
자주 쓰는 어차피라는 말은
於此於彼(어차어피)의 준말로,
어조사 於(어), 이 此(차), 저 彼(피)가
하나로 합쳐진 한자어입니다.
아주 가볍게 사용할 수 있을 듯한데
알고 보니 여러 한자어가 결합된 말이었네요.
‘어차피’만큼 많이 쓰는
도대체 역시 한자어였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도대체 그 사람 속은 알 수가 없단 말이지.
등으로 우리가 정말 자주 쓰는 말이죠.
도대체는 도읍 都(도), 큰 大(대), 몸 體(체)의
세 한자가 합쳐진 말인데요.
도와 대 모두 크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죠.
대체(大體)라는 단어 역시 큰 몸을 뜻하기에
무언가에 대해 큰 틀을 나타낸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도대체는
큰 범위 의미에 대한 궁금증을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미안.
어제 일은 정말 미안합니다.
사과할 때 쓰는 미안 역시 한자어입니다.
아닐 未(미), 편안할 安(안)이 합쳐진 미안은
말 그대로 풀이하면 편안하지 않다 라는 뜻이 됩니다.
불편하거나 사죄할 때 우리 모두 편안하지 않은 상태인만큼
그 의미를 잘 나타내는 한자어라고 생각됩니다.
■ 어색하게 왜 하필… ■

그 친구랑 둘이 있는데 너무 어색했어.
이런 상황은 나에겐 아주 어색한 광경이었다.
불편한 상황에서 쓰는 또 다른 말 어색.
이 역시 한자어인데요.
말씀 語(어), 막을 塞(색)이 합쳐져
한자어 그대로 말이 막힌다,
즉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필이면 축구 최강팀 브라질과 한 조가 된 것이다.
난 싫은데 넌 왜 하필 나를 택했니.
아쉬운 상황에서 많이 쓰는 하필 역시 한자어입니다.
어찌 何(하), 반드시 必(필)이 합쳐진 단어입니다.
어찌하여 그렇게 되어야만 했냐는,
우리가 쓰는 뜻과 비슷한 한자어들이죠?
순우리말 느낌이 강했지만 사실 한자어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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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순우리말로 여겨지지만
알고 보면 한자로 이뤄진 단어들을 살펴봤습니다.
처음엔 ‘이게 한자였다고?’ 하는
생경한 느낌이 들지만
한 음절, 한 음절 한자의 뜻을 풀어보면
납득이 되는 단어들이었네요.
언어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어휘는 시대 상황이나 기술의 발달에 따라
생성되기도, 사멸하기도 하죠.
살아있는 유기체와도 같은 언어.
가장 최신의, 오늘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곳-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가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